[OBS플러스=이예지 기자] 바야흐로 남자 배우 전성시대다. 영화 '베를린'부터 '신세계', '사이코 메트리', 그리고 '파파로티'와 '런닝맨'까지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남자 배우들이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으니 '과연 여배우가 설 자리가 남아있을까?'라는 의문까지 들 정도다.
그러나 그 틈바구니에서도 완벽한 연기력을 자랑하며 자신만의 매력을 확고히 한 여배우가 있었으니, 일명 '신스틸러'라 불리는 배우 라미란이 그 주인공이다. 라미란은 최근 개봉되는 영화 속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개성파 배우로 손꼽히고 있다.
라미란은 최근 개봉된 '연애의 온도'(감독 노덕)에서 불륜을 감행하는 은행 차장 손희연 역을 맡아 김민희, 이민기와 호흡을 맞췄다. 그가 스크린 안에서 쏟아내는 깨알같은 애드리브는 관객들의 배꼽을 훔치기에 충분하다.
'연애의 온도'가 100만 돌파를 앞둔 지금, 아직 극장을 찾지 않은 관객들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스크린 구석구석 숨어있는 라미란의 재치넘치는 모습을 찾아보라고. 그녀가 던지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는 웃음이 되고, 또 극에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
라미란은 언제부턴가 자신을 따라다니는 '명품조연'이라는 수식어가 싫단다. 단지 연기를 하는 배우일 뿐이고, 그게 직업일 뿐이데 '명품'이라는 단어 속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 옳은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때문일까. 그는 작품의 장르와 스타일을 따지지 않는다. 스스로 내면에 감춰졌던 무언가를 꺼내보일 수 있는 기회라면 그게 무엇이라도 'OK'란다. '어디서 봤던 배우'라는 수식어가 가장 좋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속내다.
   
 
# 충무로의 신스틸러… "아직은 부끄럽다"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았던 학창시절. 라미란이 선택한 직업은 배우였다. 해보고 싶은 것을 모두 다 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금상첨화인 직업이냐며 활짝 웃어보이는 라미란. 천상배우라는 말은 라미란에게 주어진 수식어가 아닐까.
"이보다 더 좋은, 완벽한 직업은 없는 것 같아요. 정년이라는 굴레도 없고요. 하하. 나 말고 다른 인생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재미있잖아요. 인생 선배로서 배우는 추천하고 싶은 직업이에요"
"라미란같은 개성파 여배우가 보이지 않는다. 충무로에 떠오르는 신스틸러로 불리우는 소감이 어떠냐"고 물으니 "저같은 개성을 가진 여배우가 없었어 그래요"라는 다소 진부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본인이 한 것에 비했을때 너무 큰 칭찬이라며 한사코 손사레를 친다.
"정말 과한 칭찬이죠. 지금까지 해 온 작품들을 보면 사실 그렇게 칭찬받을만한건 없었는데.. 하하. 제가 얼굴에 경쟁력이 있어서 그런가봐요. 작품마다 달라보이는 얼굴이 저의 가장 큰 무기죠"
스스로도 아쉽다고 한다. 한때 방송가를 종횡무진하던 개성파 여배우들이 사라진 지금, 이 바닥(?)에서 버티고 있는 스스로가 대견스러울 정도라니. 라미란은 살아남기 힘든 연예계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작품 속 자신의 모습을 180도 변신시킨단다.
   
 
# 가족… "내 인생 최고의 팬"
라미란에게 있어 가족은 빼놓을 수 없는, 그의 삶의 일부분이다. 연예인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터. 하지만 그의 가족은 '연예인의 가족'이 아닌 '라미란의 가족'으로 살고 있다.
"남편이요? 연애시절부터 응원이라고는 한 번을 안왔어요. 처음에는 너무 서운했죠. 근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게 편해요. 남편의 관심이 지나쳤다면 제가 이 일을 할 수 없었을거에요"
남편은 물론이거니와 하나밖에 없는 아들 역시 라미란의 전폭적인 지지자다. 라미란에게 가족은 그가 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임과 동시에 삶의 활력소다. "제 또래 여배우들이 일을 그만두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가족이거든요. 저희 가족들은 제가 일을 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줘요. 너무 고맙죠"
엄마가 없어도 잘 놀아주는 아들이 그저 고마운 라미란. 자신의 눈에는 한없이 어린 아들이지만 어느샌가 의젓하게 자라준 아들이 세상의 유일한 팬이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아들이 인생을 아는 것 같아요. 엄마가 제일 예쁘데요. 같이 출연하는 여배우들이 어떻냐고 물어봐도 '엄마가 제일 예쁘다'고 해요. 하하. 그래서 저는 솔직하게 얘기하라고 닥달하지는 않아요"
(사진=박세완 기자)
OBS플러스 이예지 기자 eyejida@obs.co.kr